소아암 : 소아백혈병

 

소아 백혈병은 전체 소아암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소아의 가장 흔한 악성질환이다.

 

대부분은 급성 백혈병으로서 크게 급성림프구성백혈병과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나뉘며, 성인과는 달리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이 70-80%를 차지하여 더 흔한 형태이다.

 

우리의 뼈 속에 존재하는 골수는 신체에 반드시 필요한 혈액 성분들인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을 생성하여 혈액으로 방출하고, 이러한 혈액 세포들은 혈액을 통해 전신을 순환하며 각자 맡은 역할을 하게 된다.

 

즉, 골수는 혈액을 만드는 공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백혈구는 각종 감염원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 주는 면역세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적혈구는 호흡을 통해 얻은 산소를 탑재하여 신체의 각 장기에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하며,

 혈소판은 혈관 손상에 의한 출혈이 발생할 때 지혈이 이루어지도록 하는데에 일차적인 역할을 한다.

 

 백혈병 환자에서는 골수에 비정상적인 미성숙 백혈구(백혈병세포)가 발생하여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증식을 통해 정상적인 골수의 조혈 기능을 방해하는 질환이다.

 

즉,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악성 백혈병세포가 골수를 꽉 메우게 됨으로써 정상적인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의 생성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각종 감염에 취약해지고 빈혈이 발생하며 혈소판 감소증에 의한 출혈성 경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골수에 발생한 백혈병세포들이 혈액으로 방출되면서 말초혈액에서는 백혈구의 수가 과도하게 증가하게 되기도 하며, 반대로 혈액에 방출되기 전 단계에서는 오히려 정상 백혈구의 감소로 인해 백혈구의 수적 저하를 볼 수도 있다.

 

 특히, 전자의 경우 백혈구수의 과도 증가로 인해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뇌혈관을 막아 허혈성 뇌출혈을 유발할 위험이 높으며, 이 경우 초기 사망률이 매우 높다.

 

급성 백혈병은 다운 증후군과 같은 특정 유전성 질환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에 발병원인을 알 수 없다.

급성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 발병 후 1-2개월 이내에 임상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내원하게 된다.

 

이유를 잘 알 수 없는 체중감소, 식욕감퇴, 뼈나 관절의 통증, 발열,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이거나 전신 림프절이 커져서 만져지기도 한다.

 

백혈병세포가 간이나 비장과 같은 복부 장기에 침윤하여 배가 불러 보이거나 배에서 종괴가 만져진다고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도 있다. 쉽게 멍이 드는 증상도 병원을 찾게 되는 비교적 흔한 원인이다.

 

소아 백혈병은 치료에 앞서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한데, 그 이유는 그 종류와 특성에 따라 치료방침이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소아의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은 성인과 달리 예후가 비교적 양호하여 전체적으로 약 75%에서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만 1세부터 9세 사이에 진단되고 백혈구수가 과도하게 높지 않은 표준위험군의 경우는 일반 항암치료 만으로도 5년 생존률이 85-90%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좋다.

 

이 경우 항암치료 기간은 남아 3년, 여아 2년 정도이며 진단 당시 1달 정도의 입원기간 외에는 대부분 외래 통원치료를 받게 된다. 그러나 10세 이상에서 발병하는 경우 백혈구 수와 상관없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며 이 경우 장기 생존율은 60-70% 수준이다.

 

특히, 12개월 미만의 영아에서 발병한 경우는 더욱 예후가 나빠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여야 한다.

또한, 나이와 상관없이 백혈병세포가 나쁜 예후로 알려져 있는 특정 염색체 이상을 가지는 경우에는 최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통상적인 치료로는 극히 예후가 불량하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역시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여야 한다.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종류에 따라 30-70% 정도의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는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아의 경우 치료기간은 보통 이식 완료 시까지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처음 진단 당시 항암치료 중 1달 정도 입원하며, 이후에는 주로 외래 통원치료를 받게 된다. 일부 항암제 주입 시 약 1주일 정도 입원하거나 열이 나면 입원하여 치료를 받게 된다.

 

조혈모세포이식 시에는 무균실에 1달 정도 입원하며, 이식 이후 외래 진료를 통해 꾸준히 이식 후 관리를 받고, 필요시 입원하기도 한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새로 진단받고 치료받은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표준위험군 93.7%, 고위험군 75.1%, 최고위험군 45.5%, 영아 50.0% 등으로 의료선진국의 결과에 비해 비슷하거나 우수한 치료성적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치료성적을 더욱 향상시키려는 노력으로 삼성서울병원과 다른 병원들이 연계하여 다기관 공동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며, 매우 고무적인 중간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의 경우 급성림프구성백혈병에 비해 평균 발병연령이 더 높고 예후도 더 불량하다.

 

항암화학요법에 대한 반응이 급성림프구성백혈병에 비해 나쁘고 재발이 더 흔하기 때문에 급성림프구성백혈병과는 달리 항암약물치료만으로 완치될 확률은 1/3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일부 예후 양호군을 제외하고는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 방침이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간혹 선행 질환과 연관되어 발생하기도 하는데, 골수이형성증후군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행되기도 하며, 다른 종류의 암 치료 후 이차 악성질환의 양상으로서 급성골수성백혈병이 발병하기도 한다.

 

 이 경우는 자생적으로 발생한 급성골수성백병에 비해 치료에 더욱 저항성을 보이며 그 성적도 매우 불량하다.

 

급성골수성 백혈병으로 조혈모세포이식을 하는 경우 이식완료까지의 치료기간은 일반적으로 4개월 ~ 7개월 정도 소요된다.

 

진단 시 항암치료 위해 1달정도 입원하게 되며 이후에는 4주 정도의 간격으로 1주일 정도 입원하여 항암제 주사를 맞고, 열이 나는 경우 입원치료를 하게 된다.

 

그 외 기간은 외래진료를 주로 받는다. 조혈모세포이식시에는 무균실에 1달 정도 입원하며, 이식 이후 외래 진료를 통해 꾸준히 이식 후 관리를 받고, 필요시 입원하기도 한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진단 및 치료를 받은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57.0%로서 의료선진국의 수준과 비슷하다. 특히,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경우 68.1%의 매우 우수한 5년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환자 진료 외에도 여러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러한 연구의 결실 중 하나로 ‘Livin'이라는 단백이 소아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의 독립적 예후인자라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어 2007년 1월 세계적인 의학잡지인 ’Blood'지에 개제한 바 있다.

 

또한, 제대혈이식에서 제대혈 내의 'CFU-GM'이라는 요소가 생착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하여 역시 세계적인 의학잡지 ‘Bone Marrow Transplantation"지에 2007년 5월 개제되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은 앞으로도 진료 및 연구 분야에 더욱 정진하여 소아암 중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소아 백혈병의 치료성적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